눈 속에서 꽁꽁 언 몸으로 되돌아간 포시즌 호텔(두 사람이 묵었던)에서 드디어 체크인.
이자까야 예약시간까지 여유가 있어서 가지고간 입욕제를 풀어 반신욕으로 언 몸을 녹이며 룰루랄라.
호텔 바로 맞은편이 두 사람이 들렀던 이자까야 寿楽久 쥬라쿠
들어서 보니 꽉 찬 가게안은 지모토 사람들이 가득이었다. 그런 곳에 외국인들이 오니 신기했던지 어떻게 오게 되냐고 젊은 언니가 물어봐서 "도모토 쯔요시의 쇼지키 신도이를 보고 왔어요 *^_^*"라고 했더니 급반색.
그때부터 이 가게에서 너무 환영받아서(....) 나중엔 민망한 지경에 이르렀음. T^T
전채를 내놓을때, 이 외국인 두 사람에게 어떻게 왔냐고 물어서 신도이에서 보고 왔다니 서빙하시던 젊은 언니 A상 급반색 하심. 카운터에 마련된 좌석에 앉아 아쉬운 김에 두 사람이서 마신 방이 어디...하고 얼버무렸더니 2층에서 마셨다고. 이 가게, 지모토에서 상당히 인기 있는 가게인 모양으로 끊임없이 손님이 드나들고 잔뜩 차있어서 차마 그 방을 내달라고 조를 수가 없었는데 이미 손님이 계셨던 모양이었다. 그런고로 일단 두 사람이 수줍게(...) 주문한 건 생맥주 2잔과 따뜻한 소바(새해 기념으로)와 튀긴 두부.
가장 먼저 나온 따뜻한 소바(1인분)은 무척 담백하고 맛있었음.
그러나 막상 급하게 주문하고 보니 다른 곳 보다 조금 고급 이자까야에 해산물 전문점이었던 것 같아서...다들 사시미를 주문하길래 둘이서 또 사시미 모듬을 아주머니 B상께 추가. 그때 또 어떻게 알고 왔냐고 물어서 신도이보고 왔다더니 반색을 하시더니, 열심히 만들어간 요리들이 방송에서 전혀 비춰지지 않았다며 투덜투덜.(으하하하하) 거기서 잔뜩 웃음을 터트린 다음 몇시쯤에들 돌아가셨나요? 했더니 새벽 1시쯤에 정리하고 다들 갔다고 설명을.
사시미모듬를 추가하면서 이왕이면 쯔욧상들이 주문했던 술이 주문하고 싶어서 주문받는 아주머니 B상에게 솔직하게 "쯔요시상이 마셨던 술이 먼가요? *_*"라고 물었더니 "산샤의 카라구찌 2합(山車の辛口2合)"을 마셨다고 해서 같은 술을 주문. 쾌활하시고 유머감각 넘치시는 아주머니 B상 가져다주시면서 "이 잔도 두 사람이 마신 잔과같은 거야~"라고. 빠순의 마음을 너무 잘 아시는군요. -_ㅠ
이번엔 안경을 쓰신 또다른 아주머니 C상이 주문한 사시미를 가져다주시면서 어떻게 왔냐고 또 물어보심. orz
그래서 도모토 쯔요시의 쇼지키 신도이를 보고 왔다고 했더니, 지금 두 사람이 마셨던 방이 비어있다고 가볼려냐고 해서 눈앞에 푸짐히 나온 사시미 모듬을 던져놓고 당장 2층으로 따라올라 가려했더니, 그때 방송에서 장지문을 고치고 계셨던 아주머니 D상(등장인물 많아!!!)과 마주치고. 아주머님 C, 이 두 사람이 신도이 보고 왔다니까 아주머님 D, 아 영광이라며...이쪽 빠순은 부끄럽다며...orz
그리하여 계단을 오르려하니 젊은 언니 A상 다시 내려오셔서 우리를 2층에 안내하고 안그래도 막 자리 비어서 안내하려던 참이었다며...정말 이 가게 왜이렇게 친절한건지 으하하하하....;;; 결국 따라올라가서 두 사람이 있었던 방 촬영. ^^; 다른 팬들도 온적 있냐고 했더니 의외로 상당히들 찾아왔다고 하더라.
분하지만...괜찮아! 미친 외국인 빠순은 우리가 첨일꺼야!!! (...)
다시 되돌아와 자리에서 사시미를 먹으려는데 카운터 건너편의 안경쓰신 오빠 E상께서 "잘 보고 오셨어요? 방 들어가보셨나요?"하고 질문. 두 빠순 아하하;; 웃으며 감사하다고, 잘 보고 왔다고 인사.
이제야 평정심을 되찾고 사시미모듬을 먹기 시작했는데, 이게 정말 미친듯이 감동으로 맛있어서. T^T
왜 이렇게 손님이 끊이질 않고 현지 사람들이 많이 오는지 잘 알겠더라. 녹아 녹아, 이게 진짜 전부 입에서 살살 녹아. 신선해도 이렇게 신선할 수가 없어. ㅠㅠ 그런 곳에 아무래도 외국인이, 그것도 빠순이 찾아 갔으니 정말 전 가게 점원들 전체가 너무 신경써줘서 민망하다못해 부끄러울 정도의 친절을 베풀어주셨다.
그 사이 달짝지근한 타레가 곁들여진 튀긴 두부에.
대구살과 무로 시원하게 끓인 미소시루, 차갑고 맛있는 귤이 서비스로 나왔다.
먹어대고 있는 두 사람에게 잠깐 짬을 내서 와준 젊은 언니 A상, 도모토 쯔요시상이 바로 건너 호텔에서 묵었다고 정보를 주시는데 "이미 그 호텔에 예약해서 묵게 됐어요."라고 말하는 시점에선 뭐 부끄러워서 부끄러워서. 어흑.
그래도 생글생글 웃으면서 눈앞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시며 "도모토 쯔요시상 실제 봤을때 얼굴이 요만(주먹만) 했어요"라고 설명해주셨음. 티비에는 조금 통통하게 비치지만 얼굴 너무너무 작고 귀여웠다고 설명을. 네, 알아요 저희도 알아요. T^T
급텐션이 올라간 두 사람, 이미 한 잔씩의 맥주, 거기에 1인분 소바, 튀긴 두부, 사시미 모듬으로 배불렀으나 오늘 먹고 죽자며, 오사카에서 두번의 싼 이자까야 외에 먹은거라곤 메론빵(...), 편의점 도시락, 컵라면, 붕어빵, 타코야끼 등이었으니 이젠 질러도 된다며 맥주 한잔씩과 게 크림 고로케를 추가.
그래서 나온 것이 이것. 배가 그렇게 불렀는데도 너무너무 맛있어서. 이건 뭐 배가 불러도 너무너무 맛있어서 감동적이었다. 진짜 진짜 진짜 최고로 맛있었음.
속도를 늦춰 천천히 맥주를 마시며 지난 한해, 그리고 올해 어떻게 보낼 것인지 H언니와 차분히 얘기해가고 있자니 이번엔 오빠 F상(등장인물이....)이 와서 조린 감자를 서비스. 거기에 곁들여진 멘트가 "아마 도모토 쯔요시상도 이 감자조림 먹었을 거에요. 서비스로 나갔거든요." ....네, 네, 네, 네, 네.....ㅠㅠ
이쯤되면 이건 친절인건지 놀리는 건지도 헷갈릴 정도였지만 뭐 웃으면서 감사하다, 감사하다 하면서 막판까지 열심히 접시를 비운 두 사람.
보통 체인의 이자까야가 아닌 오리지널 요리들을 갖춘 조금 고급의 이자까야였던데다가, 두 사람이 먹은 양이 이미 삼인분을 넘어서서 합계는 8000엔이 조금 넘은 가격. 거기에 아주머니 C상께서 계산 해주셨는데 각자 따로 계산해주면서 짜투리 30엔을 깍아주시겠다질 않는가. 거기에 장단 안맞춰줄 수 있나. "쯔요시 아리가또~ >_<"를 외친 나. 거기에 대폭소하신 C상...뭐 빠순 투어의 최극단을 보여드리고 왔음. 이 가게에서 향후 10년은 두고두고 회자될 빠순 투어를 했다고 자신한다 진짜...-_ㅠ
"다카야마에 다시 꼭 와줘~"라는 종업원분들의 열혈한 인사를 받으며 이자까야 문을 나섰다.
도쿄에선 있을 수 없는 친절의 종업원분들과, 이미 부끄러움과 민망의 경지를 넘은 뻔뻔한 빠순행각이 어우러져 최고의 신도이 투어를 했다고 자신할 수 있다. 정말 둘도 없을 추억...이랄까 추태...ㅠㅠ
여하간 즐거웠고 행복했다.
일단 요리들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맛있었고, 특히 사시미 모듬과 게 크림 고로케는 쵸강추.
거기에 외국인 빠순들에게 유독 친절하신 종업원분들 덕에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신도이 투어를 했네요.
이후, 타카야마에 가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다른 어떤 곳 보다 꼭 이 곳에서 가볍게 한잔하시는 건 어떨까 싶네요.
쯔욧상네들이 마신 술과 사시미모듬, 게 크림 고로케 정도면 한 사람당 3000엔 정도의 예산으로 충분할테니까요.
거기에 평생 잊을 수 없을 추억도 덧붙여지니까, 꼭 강추입니다. 으하하하.
08/1/2 타카야마(高山) - 신도이 세계유산 투어 ⑤ 寿楽久 쥬라쿠



